Call of the Elder Gods는 러브크래프트식 우주적 공포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피와 괴물보다는 미스터리와 퍼즐, 그리고 인간적인 상실에 초점을 맞춘 1인칭 어드벤처다.
2020년 출시된 Call of the Sea의 후속작으로, 전작에서 시작된 사건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인물과 더 넓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에는 하나의 섬에 머무르지 않고 폭풍에 휩싸인 저택부터 눈으로 뒤덮인 시설, 호주의 뜨거운 사막, 그리고 현실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초현실적인 공간까지 모험의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
하지만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게임의 핵심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눈치채고, 추론하고, 직접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즐겁다.
IGN 평점: 8/10
다시 시작된 기묘한 이야기
Call of the Elder Gods의 이야기는 전작의 사건으로부터 약 20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두 명이다.
한 명은 전작과 연결되는 인물인 해리 에버하트 교수이고, 다른 한 명은 새로운 캐릭터인 에반젤린 드레이턴이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환상과 꿈에 시달리고 있으며, 결국 하나의 거대한 미스터리 속에서 만나게 된다.
에반젤린은 전작의 원정대와 연결된 인물이며, 해리는 과거의 사건에서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그때의 기억과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하나의 진실을 향해 수렴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고대 유물과 정체불명의 의식,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 게임이 흥미로운 이유는 러브크래프트식 공포를 단순히 ‘무서운 괴물이 나타나는 이야기’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포의 중심에는 알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있다.
공포보다 미스터리가 중심이다
Call of the Elder Gods는 전형적인 호러 게임과는 조금 다르다.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적에게 쫓기거나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조용한 공간을 돌아다니며 주변을 관찰하고, 문서와 사진을 확인하고, 이상한 장치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그래서 이 게임의 긴장감은 괴물이 갑자기 등장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는 데서 나온다.
이런 방향은 전작 Call of the Sea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IGN 역시 전작 특유의 이질적인 분위기와 미스터리를 훌륭하게 계승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는 세계가 훨씬 넓어졌다
전작과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배경의 규모다.
Call of the Sea가 비교적 제한된 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여러 지역을 오가는 여행이 펼쳐진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저택부터 얼어붙은 연구 시설, 뜨거운 호주 사막, 현실과 동떨어진 초현실적인 공간까지 장소가 계속 바뀐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배경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환경을 관찰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그 공간에 맞춰 퍼즐의 구조도 변한다.
덕분에 약 7시간 정도의 플레이 시간 동안 한 장소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크게 줄어든다.
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퍼즐
결국 Call of the Elder Gods에서 가장 강력한 부분은 퍼즐이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정답을 직접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주변에 흩어진 문서와 그림, 기호, 사진, 장치 등을 조사하면서 서로 다른 단서를 연결하도록 만든다.
어떤 퍼즐은 단순히 숫자나 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이지만, 다른 퍼즐은 여러 개의 단서를 조합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퍼즐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였던 정보가 나중에 중요한 단서로 연결되는 순간이 있고, 오랫동안 막혀 있던 퍼즐의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에는 확실한 성취감을 준다.
이런 점에서 Call of the Elder Gods는 Myst 스타일의 퍼즐 어드벤처에 가깝다. IGN 역시 이러한 다층적인 퍼즐 디자인을 작품의 주요 강점으로 평가했다.
두 주인공은 흥미롭지만 활용은 아쉽다
이번 작품에서는 해리와 에반젤린을 번갈아 조작하게 된다.
두 캐릭터는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고 이야기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다.
하지만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두 캐릭터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
캐릭터마다 완전히 다른 능력을 사용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퍼즐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한 캐릭터가 특정 공간을 열어 다른 캐릭터가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꽤 재미있지만, 두 캐릭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퍼즐이 더 많았다면 훨씬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IGN 역시 두 주인공을 활용하는 퍼즐이 작품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임에도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서는 많고, 그래서 가끔 혼란스럽다
퍼즐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단서가 지나치게 많아지는 순간이다.
어떤 퍼즐에서는 플레이어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기도 전에 수많은 문서와 사진, 기록을 한꺼번에 확인하게 된다.
정보 하나하나는 의미가 있지만,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너무 많은 자료를 읽다 보면 오히려 혼란스러워진다.
게임에는 중요한 정보를 기록해주는 저널 시스템도 있다.
하지만 모든 단서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전에 발견했던 정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같은 장소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이런 과정은 탐정처럼 조사한다는 재미보다 귀찮은 백트래킹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힌트 시스템은 잘 만들어졌다
다행히 퍼즐 때문에 완전히 막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힌트 시스템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아주 가벼운 힌트를 제공하고,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할수록 점점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마지막에는 사실상 정답에 가까운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정말 막혔을 때만 사용하면서 스스로 해결하는 재미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퍼즐 게임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퍼즐을 너무 쉽게 만들면 성취감이 사라지고, 반대로 지나치게 불친절하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포기하게 된다.
Call of the Elder Gods는 몇몇 퍼즐에서 이 균형을 놓치지만, 전체적으로는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
상실에 관한 이야기
게임의 스토리 역시 단순한 러브크래프트식 미스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해리와 에반젤린의 행동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이 중요한 동기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여정은 단순히 고대의 비밀을 파헤치는 모험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와 상실을 받아들이려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작과 연결되는 이야기도 이러한 주제를 강화한다.
IGN은 이번 작품이 전작의 사건을 확장하면서도 결국 마무리와 closure를 찾는 이야기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캐릭터 자체의 인상은 조금 약하다.
두 주인공에게 감정적인 동기는 충분하지만, 다른 내러티브 중심 어드벤처 게임의 주인공만큼 강렬하게 기억되지는 않는다.
악역은 그보다도 존재감이 부족하다.
등장 빈도가 낮고, 일부 중요한 사건도 기대했던 만큼 강렬한 결말을 보여주지 못한다.
아름답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
시각적으로는 괜찮은 수준이다.
각 지역의 분위기는 잘 만들어져 있고, 러브크래프트적인 초현실성과 모험 영화 같은 분위기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하지만 캐릭터 모델이나 일부 연출은 최신 대작 게임과 비교하면 다소 소박하다.
그 대신 성우 연기가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한다.
특히 이야기 중심의 게임인 만큼 캐릭터의 감정과 대사를 전달하는 성우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는 상당히 좋은 인상을 준다.
약 7시간이면 충분하다
Call of the Elder Gods의 플레이 시간은 약 7시간 정도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한편으로는 불필요하게 게임을 늘이지 않는다.
퍼즐을 풀고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적당한 시점에 모험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가격 대비 긴 플레이 시간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 퍼즐을 빠르게 해결하는 플레이어라면 더욱 그렇다.
다만 이런 장르에서는 무조건 긴 게임이 좋은 것은 아니다.
Call of the Elder Gods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비교적 명확하게 알고 있고, 그 범위 안에서 경험을 구성한다.
전작을 먼저 해야 할까?
전작인 Call of the Sea를 플레이했다면 이번 작품의 이야기를 훨씬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세계관과 일부 캐릭터의 관계를 알고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다루는 사건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전작을 반드시 플레이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 자체적으로 새로운 주인공과 새로운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도 따라갈 수 있다.
다만 전작의 감정적인 여운을 알고 있다면 훨씬 좋은 경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총평
Call of the Elder Gods는 전작의 장점을 확장하면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훌륭한 퍼즐 어드벤처다.
러브크래프트라는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지나치게 어둡고 잔혹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대신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의 상실, 그리고 답을 찾고 싶다는 욕망을 중심에 둔다.
무엇보다 퍼즐이 좋다.
주변 환경을 자세히 관찰하고 여러 단서를 머릿속에서 연결해야 하는 퍼즐은 때때로 상당히 까다롭지만, 해결했을 때의 만족감도 크다.
두 주인공을 활용한 퍼즐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이것은 작품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에 가깝다.
반면 너무 많은 단서가 한꺼번에 제공되거나 일부 정보가 저널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문제는 플레이 흐름을 끊기도 한다.
스토리 역시 흥미로운 미스터리와 감정적인 주제를 갖추고 있지만, 주인공과 악역의 캐릭터성은 조금 더 강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Call of the Elder Gods는 전작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한 단계 더 넓은 모험을 만들어냈다.
무서운 게임이라기보다는 생각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그리고 러브크래프트의 광기와 Myst 스타일의 퍼즐을 좋아한다면, 이 여정은 충분히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
최종 평점: 8/10
장점
- 뛰어난 환경 퍼즐
- 전작의 미스터리와 분위기를 훌륭하게 계승
- 다양한 지역을 오가는 흥미로운 모험
- 상실과 기억을 중심으로 한 감정적인 이야기
- 적절한 힌트 시스템
- 좋은 성우 연기
단점
- 두 주인공의 차별화가 부족하다
- 일부 퍼즐은 단서가 지나치게 많다
- 저널에 모든 정보가 기록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 캐릭터와 악역의 인상이 다소 약하다
- 약 7시간의 플레이 타임은 짧게 느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