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st of Reincarnation은 첫인상만큼은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인류 문명이 무너진 먼 미래의 일본.
부패한 자연과 거대한 괴물들이 세상을 뒤덮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리고 특별한 힘을 가진 소녀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거대한 늑대.
설정만 놓고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Game Freak이 Pokémon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액션 RPG에 도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실제로 게임은 세키로 스타일의 패링 중심 전투와 액션 RPG 구조, 독특한 세계관을 조합하며 기존 Game Freak 작품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는 아이디어와 실제 완성도 사이의 간격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다.
멋진 장면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Koo라는 늑대 동료는 정말 훌륭하다.
하지만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수록 비슷한 적과 반복되는 전투, 평범한 스토리, 개성이 부족한 지역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결국 Beast of Reincarnation은 훌륭한 게임이 될 가능성을 여러 번 보여주지만, 그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액션 RPG에 가깝다.
IGN 평점: 6/10
무너진 일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게임의 배경은 약 2,000년 후의 일본이다.
인류가 만든 기술은 오래전에 세상을 망가뜨렸고, 자연은 인간이 남긴 흔적을 집어삼키며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도시는 사라지고 숲과 황무지가 세상을 뒤덮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은 **엠마(Emma)**다.
엠마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Blighted One’이라 불리는 존재로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과거와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에 관한 비밀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Koo라는 거대한 늑대가 있다.
두 사람은 함께 위험한 지역을 여행하면서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의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설정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자연과 기술,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재앙이라는 주제는 충분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재다.
하지만 실제 스토리는 그만큼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
세계관은 멋지지만 이야기는 평범하다
Beast of Reincarnation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스토리가 세계관의 잠재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많은 질문을 던진다.
왜 세상은 이렇게 되었을까?
Blighted란 정확히 무엇일까?
인류는 왜 몰락했을까?
거대한 괴물들은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인간의 의식과 기계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IGN 역시 이야기가 독창적인 세계관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여러 장르에서 이미 본 듯한 클리셰를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는 흥미로운데 이야기는 그 세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이것이 상당히 아쉽다.
그래도 엠마와 Koo의 관계는 좋다
다행히 모든 캐릭터가 평범한 것은 아니다.
특히 Koo는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다.
거대한 늑대처럼 보이는 Koo는 단순한 전투 보조 캐릭터가 아니다.
탐험할 때 함께 움직이고, 전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엠마의 여정 전체에서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준다.
무엇보다 Koo가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게임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혼자 황폐한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믿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여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Koo는 실제로 이 게임의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다.
IGN도 Koo를 게임의 가장 큰 성공 요소 중 하나로 꼽으며, 게임이 보여주는 비주얼만큼이나 실제 플레이에서도 멋진 동료라고 평가했다.
전투는 첫 몇 시간 동안 정말 재미있다
Beast of Reincarnation의 전투는 처음 접했을 때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본적인 액션 RPG의 공격과 회피에 더해 패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의 공격 타이밍을 읽고 정확한 순간에 방어하면 전투의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여기에 Koo가 함께 공격하면서 적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엠마가 결정적인 공격을 이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단순히 버튼을 연속해서 누르는 액션 게임이 아니다.
적의 패턴을 관찰하고 공격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초반에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특히 강력한 적의 공격을 정확하게 받아내고 반격에 성공했을 때의 손맛은 좋다.
문제는 적의 패턴이 너무 단순하다
하지만 이 전투 시스템은 적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만나면서 빠르게 힘을 잃는다.
처음에는 새로운 적을 만날 때마다 패턴을 분석하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게임이 진행되어도 비슷한 유형의 적과 싸우는 일이 반복된다.
적의 외형은 달라 보여도 실제 전투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패링이라는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만큼 다양한 적을 제공하지 못한다.
IGN 역시 일반 적과 보스 모두의 전투가 지나치게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공격 패턴 때문에 액션 RPG 전투의 장점이 빠르게 사라진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상당히 큰 문제다.
패링 시스템 자체는 좋은데, 패링을 제대로 시험할 적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스는 더 아쉽다
보스전은 특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디자인만 보면 상당히 멋진 괴물들이 등장한다.
거대한 몸집과 기괴한 외형을 가진 생명체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순간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막상 싸움을 시작하면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가 나오지 않는다.
공격 패턴이 제한적이고, 전투의 흐름도 예상하기 쉽다.
결국 “보기에는 정말 멋진데 싸워보면 평범한” 보스가 많다.
이런 문제는 게임 전체의 분위기와도 대비된다.
세계관은 플레이어에게 거대한 위협을 보여주는데, 정작 그 위협과 싸우는 순간에는 긴장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Koo가 전투를 살려준다
그나마 Koo의 존재는 전투에서 상당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엠마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늑대와 함께 적을 상대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공격과 방어의 흐름이 달라진다.
Koo를 활용해 적의 시선을 돌리거나 전투의 빈틈을 만드는 순간에는 꽤 재미있는 전략이 만들어진다.
이런 구조는 Beast of Reincarnation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다른 액션 RPG가 단순히 주인공 한 명의 능력만으로 전투를 구성했다면, 이 게임은 주인공과 동료의 협력을 전투의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
조금만 더 깊게 발전했다면 훨씬 훌륭한 시스템이 되었을 것이다.
탐험은 아름답지만 반복적이다
전투 외에도 탐험은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는 여러 개의 거대한 지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숲과 황무지, 폐허 등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특히 자연이 인간 문명을 집어삼킨 모습은 상당히 아름답다.
거대한 나무와 식물, 안개, 무너진 건축물이 뒤섞인 풍경은 게임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지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가 보인다.
비슷한 공간이 너무 많이 반복된다.
처음에는 멋진 숲이지만 비슷한 형태의 숲을 계속해서 지나가다 보면 신선함이 사라진다.
게임이 보여주는 풍경의 종류보다 실제로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공간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IGN 역시 모험 내내 구분하기 어려운 지역과 적들이 반복된다는 점을 주요 단점으로 꼽았다.
액션과 탐험의 연결도 아쉽다
좋은 액션 RPG는 전투와 탐험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
새로운 지역에 들어가면 새로운 적을 만나고, 새로운 능력을 얻으면 이전에 갈 수 없었던 곳을 탐험할 수 있어야 한다.
Beast of Reincarnation도 이런 요소를 일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충분히 깊지는 않다.
업그레이드와 성장 요소가 존재하지만,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크게 변화시키는 수준까지 발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플레이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초반에 배운 전투 방식을 게임 끝까지 반복하게 된다.
Game Freak의 새로운 도전은 반갑다
그럼에도 이 게임을 단순히 실패작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Game Freak이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Pokémon 시리즈로 알려진 개발사가 완전히 다른 장르에 도전했다.
그리고 단순히 기존 게임의 공식을 복사한 것도 아니다.
패링 중심 전투,
Koo와의 협력,
포스트 아포칼립스 일본,
자연과 기술을 결합한 세계관 등
분명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를 넣으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다른 평론가들도 Game Freak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 중 하나이며, 앞으로 이 스튜디오가 포켓몬 외의 장르에서도 더 많은 시도를 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넣었다
문제는 반대로 생각하면 명확하다.
아이디어가 너무 많지만, 그중 충분히 발전된 것이 많지 않다.
전투 시스템은 재미있지만 깊이가 부족하다.
탐험은 아름답지만 반복적이다.
스토리는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성장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
보스는 멋있지만 전투 자체는 평범하다.
이 모든 것이 모여서 Beast of Reincarnation을 애매한 위치에 놓는다.
나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훌륭한 게임이 될 가능성을 계속 보여주면서도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
좋은 순간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고 게임 전체가 지루한 것은 아니다.
가끔 정말 멋진 순간이 등장한다.
특정 지역의 분위기가 갑자기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거나, 새로운 생물을 처음 만나는 순간, Koo와 함께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는 전투에서는 이 게임이 왜 기대를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전투 시퀀스는 상당히 훌륭하다.
IGN 역시 이런 특별한 전투나 이야기의 작은 반전이 등장하는 순간에는 게임이 얼마나 훌륭해질 수 있었는지가 분명하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런 순간들이 예외라는 것이다.
게임 전체를 끌고 갈 만큼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스토리가 감정을 만들지 못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설정에는 감정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
인류의 몰락,
환경의 파괴,
기술에 대한 의존,
잃어버린 기억,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하지만 게임은 이런 소재를 깊게 파고들기보다 여러 클리셰를 조합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요한 사건이 벌어져도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감정을 함께 느끼기 어려운 순간이 생긴다.
세계는 슬프고 황폐한데, 이야기는 그만큼 슬프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이 스토리 중심 게임으로서는 꽤 큰 약점이다.
그래도 Koo는 끝까지 기억에 남는다
게임을 모두 끝낸 뒤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아마 Koo일 것이다.
엠마의 이야기도,
괴물들도,
세계의 비밀도 기억에 남겠지만,
그 모든 여정에서 함께했던 Koo는 확실히 특별하다.
좋은 동료 캐릭터가 게임의 부족한 부분을 완전히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Koo는 적어도 플레이어가 이 세계를 계속 여행할 이유 중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것은 Beast of Reincarnation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조금 더 깊이 있는 동료 시스템과 더 다양한 전투가 있었다면 이 게임은 훨씬 특별해졌을 것이다.
총평
Beast of Reincarnation은 좋은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아쉬운 게임이다.
Game Freak이 포켓몬에서 벗어나 새로운 액션 RPG를 만들었다는 시도는 반갑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일본이라는 배경도 매력적이고, 자연과 기술이 뒤섞인 비주얼은 독특하다.
무엇보다 Koo는 정말 훌륭한 동료다.
패링을 중심으로 한 전투 역시 초반에는 상당히 재미있고, 몇몇 전투와 지역은 게임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반복적인 적과 비슷한 전투 패턴, 실망스러운 보스전, 구분하기 어려운 지역, 그리고 클리셰에 의존하는 스토리가 이러한 장점을 계속 깎아먹는다.
결국 Beast of Reincarnation은 멋진 꽃을 피울 수 있었지만 잡초 사이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게임이다.
게임의 가장 좋은 순간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순간들이 충분히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Game Freak이 앞으로 이런 방향의 게임을 계속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완성된 걸작이라기보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첫 번째 실험에 가깝다.
그리고 그 실험에서 가장 확실하게 성공한 것은 단 하나다.
Koo와 함께 떠나는 여정은 생각보다 훨씬 멋지다.
최종 평점: 6/10
장점
- 매력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일본 배경
- 기억에 남는 늑대 동료 Koo
- 초반부의 재미있는 패링 중심 전투
- 독특한 주인공과 동료 조합
-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환경
- Game Freak의 새로운 장르 도전
단점
- 적의 종류와 공격 패턴이 부족하다
- 전투가 빠르게 반복적으로 느껴진다
- 보스전이 기대만큼 인상적이지 않다
- 비슷한 지역이 반복된다
- 스토리가 클리셰에 의존한다
- RPG 성장 시스템의 깊이가 부족하다
- 좋은 아이디어를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