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lic: First Guardian은 첫인상만 놓고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게임이다. 어두운 판타지 세계와 강렬한 전투, 거대한 보스전, 그리고 장비를 중심으로 구성된 성장 시스템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특히 소울라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전투는 예상보다 공격적이고 빠른 흐름을 보여주며, 제대로 맞물릴 때는 꽤 짜릿한 손맛을 제공한다.
문제는 그 가능성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Project Cloud Games가 만든 이 작품은 여러 훌륭한 아이디어를 한데 모았지만, 기술적인 문제와 불안정한 완성도 때문에 대부분의 장점이 빛을 발하기 전에 묻혀버린다. IGN 역시 4/10이라는 낮은 점수를 주며, 좋은 액션 게임의 뼈대는 갖췄지만 지나치게 많은 부분이 망가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무너진 세계에서 시작되는 모험
게임의 무대는 거대한 유물인 ‘Great Relic’이 파괴되면서 공허(Void)에 잠식된 세계다. 플레이어는 마지막 수호자인 First Guardian이 되어 흩어진 유물의 조각을 되찾고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
설정 자체는 전형적인 다크 판타지에 가깝다. 폐허가 된 지역과 괴물,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탐험을 진행하면서 이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조금씩 알아가는 구조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달 방식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캐릭터와 대사는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익숙한 판타지 클리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으며, 세계관이 가진 잠재력에 비해 실제 이야기는 상당히 밋밋하다. 캐릭터들의 감정이나 관계 역시 플레이어가 깊이 몰입할 만큼 충분히 발전하지 않는다.
결국 거대한 세계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서사적 완성도가 부족하다.
전투만큼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The Relic: First Guardian에서 가장 기대할 만한 부분은 전투다.
기본적인 전투 구조는 소울라이크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지만,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특히 스태미나는 공격보다는 방어와 회피에 집중되어 있어 플레이어가 좀 더 공격적으로 싸울 수 있다.
적의 공격을 기다렸다가 막거나 회피한 뒤 반격하는 것도 가능하고, 무기별 스킬과 다양한 능력을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무기 종류 역시 상당히 다양하다. 검이나 도끼, 단검 등 서로 다른 무기를 사용하면 전투 감각 자체가 달라지고, 유물을 통해 패시브 능력을 조합하면서 빌드를 구성할 수 있다. 경험치를 쌓아 단순히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장비와 유물의 조합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식은 나름의 개성이 있다.
특히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패링을 성공시켰을 때의 쾌감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런 좋은 기반을 게임 전체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투를 망치는 기술적 문제
전투 시스템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게임의 기술적 문제가 이를 계속 방해한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어색하고, 공격과 피격 판정도 때때로 불안정하다. 카메라가 좁은 공간이나 보스전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프레임레이트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The Relic: First Guardian은 무려 수십 명이 넘는 보스를 게임의 중요한 특징으로 내세우지만, 보스전에서 카메라와 프레임레이트, 히트박스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실력보다 게임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부 리뷰에서는 PS5에서도 보스전 중 성능 저하가 크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재미있어야 할 전투가 때때로 스트레스로 변한다.
탐험은 의외로 괜찮다
전투 외에 이 게임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탐험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숨겨진 장소를 발견하고, 새로운 장비나 유물, 강화 재료를 찾는 과정에는 확실한 보상이 따른다. 단순히 메인 퀘스트만 따라가는 것보다 직접 길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를 찾아보는 편이 훨씬 재미있다.
특히 적이 특정 체크포인트에서 계속 부활하지 않는 시스템은 전통적인 소울라이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한 지역의 적을 정리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완전히 비어 있는 공간을 볼 수 있다는 점은 탐험의 진행감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 역시 완성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환경 디자인은 인상적인 순간도 있지만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지역과 적 디자인이 존재하며, 시각적인 품질 자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캐릭터 모델과 애니메이션 역시 전체적인 분위기에 비해 상당히 투박하다.
보기 힘든 비주얼과 어색한 연출
The Relic: First Guardian은 그래픽에서 좋은 첫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캐릭터 모델은 전반적으로 평범하고 세부 묘사가 부족하며, 일부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 역시 완성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준다.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애니메이션 품질 역시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를 떨어뜨린다.
여기에 자막과 번역 문제까지 겹친다.
대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자막이 어색하게 표시되는 경우가 있으며, 음성 연기 역시 몰입을 방해하는 순간이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게임의 세계관과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할수록 기술적 결함이 눈에 들어온다. IGN 역시 어색한 자막과 낮은 수준의 시각적 완성도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좋은 아이디어가 너무 많았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디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무기 중심의 성장 시스템, 유물 기반 빌드, 공격적인 전투, 수많은 보스, 자유로운 탐험, 독특한 세계관까지 상당히 많은 요소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각각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로 동시에 등장한다.
그래서 플레이하는 동안 계속해서 **“조금만 더 다듬었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여러 리뷰에서도 The Relic: First Guardian의 탐험과 전투, 장비 시스템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기술적 문제와 설계상의 결함이 이를 크게 깎아먹는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 게임은 완전히 실패한 아이디어의 집합이라기보다,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좋은 아이디어의 집합에 가깝다.
결론 — 아직은 추천하기 어렵다
The Relic: First Guardian은 흥미로운 게임이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전투는 의외로 재미있고, 장비와 유물을 조합하는 성장 시스템에도 개성이 있다. 탐험 역시 단순히 길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세계를 파고들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만으로는 게임 전체를 구하기 어렵다.
불안정한 성능, 어색한 애니메이션, 불편한 카메라, 부족한 시각적 완성도, 밋밋한 이야기와 번역 문제까지 너무 많은 결함이 한꺼번에 존재한다. 특히 전투가 게임의 핵심인데 그 전투마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IGN의 평가처럼 이 작품은 훌륭한 액션 게임이 될 수 있었던 뼈대는 갖췄지만, 아직 제대로 다듬어진 보석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패치와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상당수 문제가 해결된다면 재평가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라면, 비슷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작품이 이미 많은 만큼 굳이 이 게임을 선택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평점: 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