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8/10
The Sinking City 2를 플레이하다 보면 꽤 빠르게 익숙한 게임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Resident Evil이다. 전투 방식부터 제한된 자원 관리, 탐험과 퍼즐, 폐쇄적인 공간을 오가는 구조까지 최근 Resident Evil 시리즈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단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Frogwares는 검증된 서바이벌 호러의 공식을 러브크래프트식 우주적 공포와 결합하면서 자신들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익숙한 구조 위에 독특한 세계관과 괴기스러운 디자인을 얹은 덕분에, 처음에는 모방처럼 보이던 게임이 점점 독자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IGN 역시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하며 8점을 부여했다.
오픈월드에서 서바이벌 호러로
전작 The Sinking City와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의 방향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전작이 넓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건을 조사하고 단서를 연결하는 탐정 어드벤처에 가까웠다면, 이번 작품은 훨씬 더 집중된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오픈월드 구조를 내려놓고 보다 선형적인 공간과 탐험, 전투, 퍼즐에 집중한다.
주인공은 오컬트 전문가 **캘빈 래퍼티(Calvin Rafferty)**다. 1929년 매사추세츠의 아컴이 거대한 홍수와 초자연적인 재앙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며, 캘빈은 혼수상태에 빠진 연인을 구하기 위해 끔찍한 도시 속으로 들어간다.
이 설정은 단순히 공포를 위한 장치에 그치지 않는다. 물에 잠긴 도시와 1920년대 뉴잉글랜드라는 시대적 배경은 게임 전체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낡은 건물과 기괴한 장식, 어두운 복도, 불안하게 움직이는 괴물들은 마치 오래된 러브크래프트 소설 속으로 직접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레지던트 이블이 떠오르는 전투
전투는 The Sinking City 2에서 가장 익숙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적을 상대할 때는 탄약과 회복 아이템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공격을 피하면서 적절한 순간에 반격해야 한다. 총기를 이용한 전투는 비교적 직관적이지만 적들의 움직임과 공격 패턴 때문에 무작정 총알을 퍼붓는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특히 강력한 적을 상대할 때는 가진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탄약이 부족해지기 시작하면 평범한 적 하나도 상당한 위협으로 느껴진다.
IGN은 이러한 전투와 자원 관리가 최근 Resident Evil 시리즈를 연상시키지만, 이를 단순한 단점이라기보다는 Frogwares가 훌륭한 장르적 공식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활용한 결과로 평가했다.
다만 전투 자체가 장르의 혁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디선가 본 듯한 시스템이 상당히 많으며,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게임플레이보다는 그것을 감싸고 있는 세계와 분위기에 있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분위기다
The Sinking City 2의 진짜 주인공은 아컴이라는 도시일지도 모른다.
게임은 192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매우 세밀하게 활용한다. 오래된 기술과 건축물, 낡은 장비와 기괴한 장식이 어우러지면서 현대적인 공포 게임과는 다른 질감을 만들어낸다.
화려하고 사실적인 그래픽만으로 공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어두운 복도를 걷다가 멀리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방에서 갑자기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의 긴장감도 상당하다.
특히 적들의 디자인은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기괴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인간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형태의 괴물들이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은 이 게임이 단순한 Resident Evil식 액션 호러로 끝나지 않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탐정 게임의 흔적은 남았지만
전작의 핵심이었던 탐정 요소는 이번 작품에서 상당히 축소됐다.
Frogwares는 그동안 Sherlock Holmes 시리즈와 The Sinking City를 통해 단서를 찾고 서로 연결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플레이를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비중을 크게 줄이고 서바이벌 호러에 집중했다.
물론 탐험 중 단서를 찾고 주변 환경을 조사하는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전작처럼 복잡한 수사를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IGN 역시 탐정 요소가 좀 더 깊고 도전적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The Sinking City 2는 전작의 탐정 어드벤처를 발전시킨 작품이라기보다는, 완전히 다른 장르에 가까운 방향 전환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퍼즐은 의외로 훌륭하다
전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퍼즐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단서를 조합해야 하는 다양한 퍼즐을 만나게 된다. 특히 당시의 기술과 장비를 재현한 요소들이 퍼즐과 연결되면서 단순히 버튼을 순서대로 누르는 방식 이상의 재미를 제공한다.
이러한 퍼즐은 게임의 1920년대 분위기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퍼즐을 푸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시대의 기술을 직접 이해하고 활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IGN 역시 게임의 퍼즐 디자인을 강점으로 꼽았으며, 최근 호러 게임 가운데서도 인상적인 수준의 도전적인 퍼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캘빈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끔찍한 아컴으로 들어간다는 기본적인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다.
러브크래프트식 공포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존재와 마주했을 때의 무력감이다. The Sinking City 2 역시 이를 활용해 개인적인 목적과 거대한 초자연적 위협을 충돌시킨다.
다만 스토리텔링의 완성도가 게임의 모든 부분에서 동일하게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일부 연출에서는 제작 규모의 한계가 드러나고, 캐릭터 표현이나 이야기 전달 방식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다른 리뷰에서도 분위기와 세계관은 높게 평가하면서 스토리와 캐릭터 구성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작 팬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변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이 게임이 전작과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전작의 오픈월드와 탐정 요소를 좋아했던 플레이어라면 이번 작품이 오히려 후퇴했다고 느낄 수도 있다. 도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건을 조사하는 재미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작의 느린 진행과 지나치게 넓은 구조가 부담스러웠던 사람에게는 이번 변화가 훨씬 반가울 수 있다.
실제로 여러 리뷰에서는 이번 작품이 전작보다 훨씬 집중된 서바이벌 호러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The Sinking City 2는 전작의 모든 요소를 계승한 정통 후속작이라기보다는, 세계관과 분위기만 이어받아 새로운 방향으로 재해석한 작품에 가깝다.
짧지만 강렬한 호러 모험
게임의 또 다른 아쉬움은 분량이다.
메인 스토리 자체는 비교적 짧은 편이며, 한 번의 플레이에서 모든 것을 경험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대신 그 짧은 시간 동안 전투와 탐험, 퍼즐, 공포를 밀도 있게 배치했다.
이 때문에 거대한 오픈월드 게임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전통적인 서바이벌 호러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총평
The Sinking City 2는 완전히 새로운 서바이벌 호러를 만들어낸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Resident Evil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이 매우 명확하다. 전투, 자원 관리, 탐험, 퍼즐 등 기본적인 구조는 익숙하고, 일부 시스템은 이미 여러 게임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Frogwares는 그 익숙한 공식을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러브크래프트식 세계관과 결합했다.
1920년대 아컴이라는 독특한 배경, 불쾌하면서도 인상적인 괴물 디자인, 압도적인 분위기, 그리고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전투와 퍼즐이 어우러지면서 단순한 아류작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자원이 줄어들고 주변의 위험이 커지면서 느껴지는 생존의 압박감은 장르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전작의 탐정 게임을 기대한다면 방향 전환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현대적인 서바이벌 호러를 원한다면 The Sinking City 2는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결국 이 게임은 새로운 공포를 발명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공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훌륭하게 재현한 작품이다.
그리고 적어도 그 모방은 꽤 성공적이다.
최종 평점: 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