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면서 아무런 부담 없이 미소를 짓게 되는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TOEM 2는 그런 드문 게임 중 하나다. 거대한 세계를 구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적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재미있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면 된다.
전작의 따뜻한 분위기와 사진 촬영을 활용한 퍼즐을 그대로 이어받은 속편으로, 이번에도 흑백으로 표현된 아기자기한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다만 이번에는 새로운 카메라 도구와 가벼운 플랫폼 액션이 추가되면서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TOEM 2가 너무 안전한 속편이라는 점이다.
전작이 사랑받았던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 장점을 훌륭하게 이어가지만, 반대로 말하면 전작과 비교해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작은 모험을 끝까지 즐기고 나면 한 가지 생각이 남는다.
조금 더 오래 여행하고 싶었다.
다시 카메라를 들고 떠나는 여행
TOEM 2의 기본적인 구조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은 카메라를 들고 집을 떠나 여러 지역을 여행한다. 목적지는 특별한 자연 현상인 ‘TOEM’을 볼 수 있는 축제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에서 필요한 우표를 모아야 하고, 우표를 얻기 위해서는 현지 사람들의 다양한 부탁을 해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바로 카메라다.
어떤 사람은 특정 동물의 사진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을 기록해달라고 한다. 때로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만, 주변 환경을 자세히 관찰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 단순한 구조가 TOEM 2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진 한 장이 퍼즐의 시작이다
TOEM 2의 퍼즐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단순하다고 해서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거창한 논리 퍼즐을 던지는 대신, 주변을 유심히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조금 전에 찍었던 사진 속 인물이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촬영했던 물건이 새로운 퀘스트의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이런 방식 때문에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탐험의 일부가 된다.
‘이건 왜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저 캐릭터는 왜 저기 서 있을까?’
‘저 물건을 촬영하면 뭔가 달라질까?’
이런 작은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다음 행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게임 곳곳에 배치된 엉뚱한 NPC와 사소한 사건들은 플레이어가 계속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카메라가 조금 더 다재다능해졌다
속편에서는 단순히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다.
진행하면서 카메라에 새로운 도구를 장착할 수 있다. 망치나 가위, 드라이버처럼 사진 촬영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도구들이 등장하고, 이를 이용해 환경과 상호작용하거나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망치를 이용해 특정 물체를 부수거나, 드라이버를 이용해 장치를 조작하는 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TOEM 2에 약간의 새로운 퍼즐 요소를 더한다.
전작의 사진 중심 게임플레이를 크게 바꾸지는 않으면서도, 카메라가 단순한 기록 장치가 아니라 탐험 도구라는 느낌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좋은 변화다.
다만 이 새로운 기능들이 충분히 깊게 활용되지는 않는다.
퍼즐 대부분은 여전히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고, 여러 도구를 복잡하게 조합해야 하는 상황도 많지 않다. PC Gamer 역시 새로운 카메라 도구가 흥미롭지만 퍼즐의 난이도와 창의성은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가벼운 플랫폼 액션의 추가
또 하나의 변화는 움직임이다.
이번에는 점프와 수직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단순히 평면적인 공간을 돌아다니는 것에서 조금 더 벗어났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거나 장애물을 넘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장소를 탐색할 수 있다.
플랫폼 액션 자체가 복잡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으며 걷는 게임에 이런 움직임이 추가되면서 탐험의 리듬이 조금 더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실패한다고 해서 죽거나 게임 오버가 되는 것도 아니고,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시간 제한도 거의 없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된다.
흑백인데도 이상할 만큼 따뜻하다
TOEM 2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비주얼이다.
게임은 여전히 흑백 중심의 스타일을 유지한다.
처음 보면 색이 없는 세상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캐릭터의 표정과 움직임, 환경의 디테일, 다양한 형태의 오브젝트가 어우러지면서 오히려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낸다.
전작의 미니멀한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번 작품에서는 화면의 명암과 디테일이 더욱 선명해졌다.
그리고 이 흑백 세계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색을 기록하는 대신 형태와 표정, 움직임과 상황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마음에 드는 장면을 발견했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게 된다.
NPC들이 여행을 특별하게 만든다
TOEM 2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쩌면 퍼즐보다 캐릭터들일지도 모른다.
각 지역에는 자신만의 고민과 이야기를 가진 NPC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의 부탁은 상당히 엉뚱하다.
어떤 캐릭터는 특정 생물의 사진을 요구하고, 어떤 캐릭터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상한 부탁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캐릭터들의 대사가 상당히 유쾌하다는 것이다.
게임은 거창한 서사를 앞세우기보다 짧은 대화와 작은 사건을 통해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GamesRadar 역시 유머러스한 글쓰기와 개성 있는 NPC,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전에 촬영한 사진이 다시 활용되는 구조를 TOEM 2의 장점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마을을 지나가면서도 모든 NPC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너무 쉬운 것이 단점이 될 때
하지만 TOEM 2의 가장 큰 약점도 분명하다.
너무 쉽다.
퍼즐 대부분은 몇 분 안에 해결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오랫동안 고민해야 하는 상황은 많지 않다. 게임의 목적 자체가 편안한 경험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전작보다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퍼즐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카메라 도구가 추가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망치와 가위, 드라이버 같은 기능을 조금 더 복잡하게 조합하도록 만들었다면 훨씬 풍부한 퍼즐 경험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TOEM 2는 끝까지 플레이어를 편안하게 대한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막혀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거의 없다.
결국 이것은 단점이면서 동시에 이 게임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너무 빨리 끝나는 여행
또 다른 아쉬움은 플레이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TOEM 2는 약 4시간 전후면 주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짧은 모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짧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게임은 불필요하게 플레이 시간을 늘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콘텐츠를 제공한다. 덕분에 지루해지기 전에 엔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지루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더 하고 싶은데 끝나버린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은 세계를 천천히 탐험하고 NPC들의 부탁을 해결하다 보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그래서 엔딩을 본 뒤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진다.
전작과 너무 비슷하다
TOEM 2를 평가할 때 전작과의 비교는 피하기 어렵다.
기본적인 구조부터 상당히 비슷하다.
사진을 찍고, NPC를 돕고, 우표를 모으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한다. 여기에 새로운 카메라 도구와 플랫폼 액션이 추가됐지만, 전체적인 경험은 여전히 첫 번째 TOEM과 매우 가깝다.
그래서 전작을 사랑했던 사람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익숙한 세계에 다시 돌아온 듯한 편안함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완전히 새로운 속편을 기대했다면 ‘조금 더 과감했어도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보여주기보다는 전작의 장점을 더욱 깔끔하게 다듬는 방향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총평
TOEM 2는 혁신적인 속편은 아니지만, 전작이 왜 사랑받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훌륭한 후속작이다.
카메라를 이용해 퍼즐을 해결하는 방식은 여전히 재미있고, 새로운 도구와 가벼운 플랫폼 액션은 탐험에 적당한 변화를 더한다.
무엇보다 게임 전체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좋다.
귀여운 캐릭터와 엉뚱한 부탁, 조용한 음악, 흑백의 아름다운 세계가 어우러지면서 플레이어를 편안하게 만든다.
물론 퍼즐은 상당히 쉽고, 새로운 시스템의 활용도는 기대보다 낮다. 무엇보다 플레이 시간이 짧고 전작과 비교해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TOEM 2가 반드시 거대한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게임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아무 목적 없이 마을을 돌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특별히 대단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TOEM 2는 색이 없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여행을 선물하는 게임이다.
총평
- 장점: 사랑스러운 세계, 개성 있는 NPC, 재미있는 사진 퍼즐, 편안한 분위기
- 단점: 낮은 난이도, 짧은 플레이 타임,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플레이
- 추천 대상: 편안한 인디 어드벤처와 사진 촬영 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