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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alk 리뷰 — 친구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모험이 된다

Big Walk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임이 아니다. 대신 친구들과 함께 헤매고,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게임으로 만들어냈다.

《Untitled Goose Game》으로 유명한 House House가 새로운 협동 게임을 선보였다.

이름부터 묘하다.

Big Walk.

정말 말 그대로 ‘큰 산책’에 가까운 게임이다.

하지만 평범하게 걷기만 하는 게임은 아니다. 드넓은 섬을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퍼즐을 풀고, 이상한 물건을 발견하고,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며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세계의 규칙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놀라운 것은 대화와 소통 자체가 게임플레이가 된다는 점이다.

정해진 목표를 따라가는 대신 친구에게 “저쪽으로 가봐”, “그거 잡아봐”, “여기 뭔가 있어!”라고 말하는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퍼즐의 일부가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와 오해, 엉뚱한 행동이 오히려 Big Walk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름조차 없는 세계

Big Walk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당황하게 되는 것이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지도에 다음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다.

친절한 퀘스트 마커도 없다.

NPC가 나타나서 “이것을 가져다주세요”라고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저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고,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면 된다.

그 과정에서 이상한 물건들을 발견한다.

붉은 땅콩처럼 생긴 물체, 길을 밝혀주는 빛나는 공, 어딘가로 이어지는 터널 등 처음 보는 것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이 물건들의 정식 명칭조차 명확하지 않다.

결국 플레이어들은 자신들만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다.

어떤 물건을 ‘콩’이라고 부르고, 그것을 넣는 구조물을 ‘콩 타워’라고 부르는 식이다.

이것이 단순한 농담처럼 보이지만 Big Walk의 핵심이다.

게임의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플레이어들만의 경험으로 바뀐다.

IGN 역시 이처럼 공통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Big Walk의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소통이 곧 퍼즐이다

Big Walk는 최대 12명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지만, 반드시 협동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이다.

혼자서는 플레이할 수 없다.

그리고 게임은 단순히 친구와 함께 같은 화면을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근접 음성 채팅이 중요하다.

친구가 가까이 있으면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하지만 멀어지면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벽이나 동굴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목소리가 울리거나 제대로 들리지 않기도 한다.

너무 멀리 떨어지면 직접 대화할 수도 없다.

이런 제한이 일반적인 협동 게임에서는 불편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Big Walk에서는 오히려 그것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이 된다.

친구와 떨어졌다면 어떻게 의사소통할까?

손을 흔들거나 점프하면서 신호를 보내고, 특정 장소에 있는 워키토키를 찾아 다시 대화할 수도 있다.

결국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신호 체계를 만들어낸다.

손을 위로 흔드는 행동이 “여기로 와”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정답이야”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같은 행동이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을 갖게 된다.

퍼즐보다 재미있는 것은 친구의 반응이다

Big Walk의 퍼즐은 상당히 독특하다.

물론 버튼을 누르고 물건을 옮기는 전통적인 퍼즐도 존재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퍼즐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한 명의 플레이어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친구들이 말로 길을 안내해야 하는 퍼즐이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게임 실력보다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앞으로 조금.”

“아니, 오른쪽!”

“잠깐, 네 오른쪽 말고 내 오른쪽!”

이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결국 누군가가 실수해서 엉뚱한 곳으로 떨어진다.

이런 순간이 웃음을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게임이 일부러 농담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농담을 만들어낸다.

친구가 실수하는 순간, 이상한 방식으로 퍼즐을 해결하는 순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를 발견하는 순간이 모두 하나의 추억이 된다.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Big Walk는 퍼즐을 해결했다고 해서 특별한 보상을 주는 방식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물론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거나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지만, 진짜 보상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험이다.

친구가 퍼즐의 해답을 먼저 발견하고 설명하려다 실패하는 순간.

모두가 같은 장소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숨겨진 길을 발견하는 순간.

누군가 실수로 중요한 물건을 멀리 던져버려 모두가 그것을 찾으러 뛰어가는 순간.

이런 사소한 사건들이 플레이어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Big Walk는 단순한 퍼즐 게임이라기보다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인터랙티브한 추억에 가깝다.

IGN 역시 약 20시간에 걸쳐 여러 세션으로 플레이하면서 이러한 즉흥적인 순간들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아름답고 이상한 섬

Big Walk의 세계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배경은 호주의 자연환경을 연상시키는 광활한 섬이다.

넓은 초원과 숲, 바위산, 해안선이 펼쳐지고 그 사이에 현대적인 건축물이 이상하리만큼 자연스럽게 들어서 있다.

현실적인 자연 풍경과 단순하고 장난감 같은 캐릭터 디자인의 대비가 독특하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둥글둥글한 몸에 길쭉한 팔과 다리를 가진 기묘한 존재다.

귀엽기도 하고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친구들과 나란히 걷는 것만으로도 묘하게 재미있다.

그리고 멀리서 바라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장소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Big Walk는 이런 탐험의 재미를 매우 잘 활용한다.

지도 없이 길을 찾는 재미

요즘 게임에서는 대부분 다음 목적지가 표시된다.

미니맵에 아이콘이 뜨고, 화면에 화살표가 나타난다.

Big Walk에는 그런 친절함이 거의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길을 잃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부분이 오히려 재미있어진다.

“저 산 뒤에는 뭐가 있을까?”

“아까 봤던 구조물이 저쪽에 있었던 것 같은데?”

“친구가 반대쪽으로 갔으니 우리도 따라가 보자.”

이런 식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세계를 탐색하게 된다.

그리고 길을 잃는 것조차 하나의 경험이 된다.

특히 친구와 떨어졌을 때 서로의 목소리를 찾으며 다시 만나는 순간에는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묘한 즐거움이 생긴다.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말을 강요하지 않는다

Big Walk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플레이어에게 특정한 방식으로 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은 “이 퍼즐을 이렇게 풀어야 합니다”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필요한 도구와 환경만 제공하고,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도록 내버려둔다.

이런 디자인은 House House의 이전 작품과도 연결된다.

《Untitled Goose Game》 역시 플레이어가 직접 상황을 관찰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 재미를 만들어가는 게임이었다.

Big Walk는 그 철학을 협동 플레이에 적용했다.

이번에는 혼자 사고하는 대신 친구들과 함께 사고하고, 함께 실패하고, 함께 웃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게임은 아니다

Big Walk의 가장 큰 장점은 동시에 가장 큰 진입장벽이기도 하다.

친구가 필요하다.

혼자 플레이할 수 없기 때문에 함께할 사람이 없다면 게임 자체를 즐길 방법이 없다.

또한 빠른 액션이나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는 게임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Big Walk가 상당히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게임의 상당 부분은 걷고, 이야기하고, 주변을 구경하는 데 사용된다.

퍼즐과 퍼즐 사이의 이동 시간도 상당히 길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의 설계 의도와 연결되어 있다.

Big Walk는 빠르게 다음 콘텐츠로 넘어가도록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다.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콘텐츠다.

따라서 혼자서 효율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려는 플레이어에게는 단점이지만,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된다.

진짜 재미는 계획하지 않은 순간에 나온다

Big Walk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게임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친구 한 명이 길을 잘못 들어간다.

다른 한 명은 이상한 물건을 발견한다.

또 다른 한 명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그리고 몇 분 뒤 모두가 다시 만나 각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게임이 모든 것을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Big Walk를 플레이한 사람들에게 “어떤 퍼즐이 가장 어려웠나요?”라고 묻는 것보다 **”플레이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라고 묻는 편이 더 재미있는 답을 들을 수 있다.

총평

Big Walk는 협동 게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퍼즐 자체가 엄청나게 복잡한 것은 아니다.

세계 역시 다른 오픈월드 게임처럼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 차 있지는 않다.

하지만 House House는 그 대신 친구들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를 게임으로 만들어냈다.

근접 음성 채팅의 거리 제한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퍼즐의 일부가 되고, 게임 속 물건에 플레이어들이 직접 이름을 붙이는 행동은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언어를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와 오해가 예상하지 못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Big Walk의 가장 큰 보상은 새로운 아이템도, 경험치도, 높은 점수도 아니다.

친구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다.

물론 혼자 플레이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한 제약이다.

하지만 최소 한 명 이상의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 Big Walk는 단순한 퍼즐 게임이 아니라,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헤매면서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은 세계가 된다.

정답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정답을 찾아가는 동안 친구들과 무엇을 경험했는가다.

그리고 그것이 Big Walk가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평점: 9/10

장점

  • 소통 자체를 게임플레이로 만드는 독창적인 설계
  •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협력하게 만드는 퍼즐
  • 자유로운 탐험과 높은 발견의 재미
  • 근접 음성 채팅을 활용한 뛰어난 시스템
  • 아름답고 독특한 세계 디자인
  • 예상하지 못한 실수와 상황이 만들어내는 재미
  • 플레이어들만의 언어와 추억이 만들어지는 구조

단점

  • 혼자 플레이할 수 없음
  • 함께 플레이할 친구가 없다면 즐기기 어려움
  • 퍼즐 사이의 이동과 탐험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음
  • 빠른 액션을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음

한줄 평가:
Big Walk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따로 없다. 친구들과 함께 걷고, 헤매고, 웃는 그 과정 자체가 최고의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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