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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ol Resonant 리뷰 — 초능력 액션보다 더 강렬한 기묘한 세계

초자연적인 현상과 ‘힘의 대상(Objects of Power)’, 그리고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차원 너머의 위협.

이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이야기는 Remedy Entertainment가 오랫동안 잘 다뤄온 분야다. 그중에서도 2019년에 출시된 Control은 Remedy 특유의 기묘한 세계관과 미스터리를 가장 인상적으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Control의 매력은 단순히 초능력을 사용하는 액션에 있지 않았다. 게임 곳곳에 숨겨진 설명할 수 없는 현상과 SCP를 연상시키는 설정, 플레이어가 직접 해석해야 하는 미스터리가 작품 전체에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그렇기에 후속작 Control Resonant는 상당히 의외의 방향을 선택했다.

이번 작품은 전작의 메트로배니아 스타일 슈터에서 벗어나 훨씬 넓은 오픈월드 액션 RPG로 변화했다. 주인공 역시 Jesse Faden에서 그녀의 남동생인 Dylan Faden으로 바뀌었다.

스토리 역시 전작처럼 모든 것을 수수께끼로 남겨두기보다는 캐릭터의 삶과 감정에 보다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변화가 항상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전투는 때때로 답답하거나 단조롭게 느껴지고,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적인 전투가 피로감을 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ontrol Resonant는 전작의 세계관을 존중하면서도 과감하게 다른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후속작이다.

이번에는 Dylan Faden의 이야기다

Control Resonant의 중심에는 Dylan Faden이 있다.

전작의 주인공 Jesse Faden의 남동생인 그는 첫 번째 게임에서 끔찍한 실험의 피해자가 된 인물이었다. FBC(Federal Bureau of Control)의 학대적인 실험으로 인해 그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고, 자신도 통제하기 어려운 초능력을 가진 위험한 존재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Dylan이 단순한 ‘Jesse의 동생’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난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독립적인 캐릭터로 성장했고, 과거의 어두운 기억과 자신에게 남은 삶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FBC에 의해 사실상 통제 장치를 몸에 부착당한 채 살아가는 Dylan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는 자신이 위험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FBC의 도구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

이러한 설정은 Control Resonant가 단순히 초능력을 사용하는 액션 게임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의 과거와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는 이야기라는 점을 보여준다.

뒤틀린 뉴욕에서 펼쳐지는 모험

전작의 주요 무대가 FBC의 본부인 올디스트 하우스였다면, Control Resonant에서는 그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올디스트 하우스가 Hiss의 침공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뉴욕으로 확산되고, 뉴욕 전체가 다른 차원에 고립된 듯한 기묘한 공간으로 변해버린다.

Dylan은 이 뒤틀린 뉴욕을 탐험하며 지난 7년 동안 행방이 묘연해진 Jesse를 찾아 나선다.

이 설정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익숙한 뉴욕이라는 공간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현실의 도시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뒤틀리고 변형된 모습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건물과 도로가 정상적인 방향을 잃고, 도시의 구조 자체가 현실의 법칙을 거부한다.

이 세계를 돌아다니는 과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바라보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Control Resonant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탐험과 이동 시스템이다.

전투보다 재미있는 이동 시스템

Dylan의 능력은 단순히 적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이번 작품에서 이동 능력은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Dylan은 공중에서 여러 번 점프할 수 있으며, 중력을 조작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도로가 갑자기 수직으로 솟아오르거나 건물의 구조가 뒤집혀도 Dylan은 그곳을 새로운 길로 활용한다.

마치 영화 인셉션에서 현실의 공간이 접히고 뒤틀리는 모습을 직접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게임이 이러한 초현실적인 이동 능력을 단순한 퍼즐 요소로만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에는 주차장의 여러 층이 비정상적인 각도로 뒤틀린 공간을 가로지르게 되는데, 그 순간 라디오에서는 EDM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런 장면들은 거대한 스토리의 핵심 장면보다 오히려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

Control Resonant는 이런 작은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데 상당히 능숙하다.

새로운 무기, Aberrant

전작의 Service Weapon을 대신하는 것은 이번 작품의 새로운 변형 무기 Aberrant다.

이 무기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단검처럼 빠르게 사용할 수도 있고, 낫이나 망치처럼 강력한 근접 공격을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보조 공격과 원거리 공격, 패시브 능력 등이 추가되면서 전투의 선택지도 점차 늘어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투는 이 게임의 가장 강력한 장점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Control Resonant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적인 느낌이 강해진다.

특히 일부 적은 지나치게 많은 공격을 받아야 쓰러지는 이른바 ‘스펀지형 적’으로 느껴지며, 같은 적과 싸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전투의 날카로운 재미가 조금씩 무뎌진다.

초반에는 새로운 능력과 무기를 시험하는 재미가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비슷한 전투가 반복되면서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

Resonants와 보스전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투는 Resonants와의 대결이다.

맨해튼 곳곳에는 특별한 보스들이 존재하며, 이들을 어떤 순서로 상대할지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보스들의 디자인은 Remedy 특유의 기괴한 상상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구체적인 모습을 설명하면 직접 경험하는 재미를 빼앗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형태의 존재들이 등장하며 각각 상당히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이들을 처치한다고 해서 세계가 단순히 편해지는 것도 아니다.

특정 Resonant를 쓰러뜨리면 이후 다른 적들의 등장 방식이나 강도, 행동 패턴이 변화한다.

즉, 보스를 쓰러뜨리는 행위가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세계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상보다 평범해진 이야기

Control Resonant에서 가장 큰 변화는 스토리다.

전작은 플레이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각종 문서와 이상 현상, 설명되지 않는 사건을 조각조각 맞춰가면서 세계관을 이해해야 했다.

반면 이번 작품은 훨씬 직접적이다.

Dylan이 Jesse를 찾는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장점이지만, 동시에 전작 특유의 기묘한 분위기를 약화시키기도 한다.

Control이 현실이 무너지는 듯한 압박감과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을 강조했다면, Control Resonant는 훨씬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Dylan과 FBC 동료들의 관계에서는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전작에서 느꼈던 기괴하고 환각적인 분위기는 조금 희석됐다.

전작보다 더 친절하지만, 그만큼 덜 기묘하다

이 변화가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Control Resonant는 더 많은 플레이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 됐다.

스토리의 흐름도 보다 명확하고, 캐릭터의 감정도 이해하기 쉽다.

문제는 Control을 사랑했던 이유가 바로 그 불친절함과 미스터리였던 플레이어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Control Resonant는 전작보다 더 넓고 더 화려하며 더 많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동시에 조금 더 평범한 액션 RPG가 되어버렸다.

Remedy가 가진 독특한 감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 기묘함을 보다 대중적인 구조 안에 담아냈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세계 그 자체다

결국 Control Resonant의 가장 큰 장점은 전투가 아니다.

세계 디자인이다.

뒤틀린 뉴욕의 건물과 거리, 현실의 법칙이 무너진 공간,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풍경은 여전히 Remedy만이 만들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Dylan의 능력이 더해지면서 탐험의 재미는 상당히 커졌다.

어떤 건물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새로운 능력을 얻고 다시 찾아가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한다.

어떤 골목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가 발생하고, 건물 내부에서는 이상한 문서나 세계관의 단서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작은 발견들이 쌓이면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이 세계를 더 깊이 탐험하게 된다.

결론

Control Resonant는 전작과 같은 게임을 만들지 않겠다는 Remedy의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후속작이다.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슈터에서 보다 넓은 오픈월드 액션 RPG로 변화했고, Jesse 대신 Dylan을 새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근접 전투 중심의 새로운 무기 시스템과 중력을 활용한 이동 능력은 시리즈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특히 뒤틀린 뉴욕을 탐험하는 경험은 게임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이다.

반면 전투는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적인 느낌이 강해지고, 일부 적은 지나치게 높은 체력을 가지고 있어 전투의 템포를 떨어뜨린다.

스토리 역시 전작보다 이해하기 쉬워졌지만, 그만큼 Control 특유의 불가해하고 환각적인 분위기는 다소 약해졌다.

그럼에도 Control Resonant는 충분히 과감한 후속작이다.

Remedy는 안전한 선택을 하기보다 시리즈의 방향을 크게 바꿨고, 그 과정에서 몇몇 부분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상당수의 변화는 성공적으로 작동한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진짜 매력은 전투가 아니라 Dylan이라는 캐릭터와 그가 살아가는 뒤틀린 세계에 있다.

Control Resonant는 전작보다 더 친절하고, 더 넓으며, 더 액션 중심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덜 기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emedy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초현실적인 세계와 강렬한 순간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Control Resonant는 완벽한 후속작은 아니지만, 전작의 틀을 과감하게 깨뜨리면서도 시리즈의 핵심 정신을 놓치지 않은 인상적인 속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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