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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Dogma 2: Dark Arisen 리뷰 — 얼어붙은 대지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모험

초대 Dragon’s Dogma의 첫 번째 확장팩이었던 Dark Arisen은 게임 역사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확장팩으로 기억된다. 원작의 거친 기술적 완성도를 다듬고, 불친절하기로 악명 높았던 RPG 시스템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서 사실상 본편을 ‘완성형’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많은 신규 콘텐츠까지 추가하면서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던 이야기를 용의 날개를 타고 하늘 끝까지 확장했다.

Dragon’s Dogma 2: Dark Arisen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작만큼 혁신적인 변화는 아니다. 2024년 출시 이후 여러 차례 패치가 진행되면서 Dragon’s Dogma 2가 안고 있던 주요 문제 상당수가 이미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확장팩에 담긴 새로운 콘텐츠의 야심만큼은 전작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세계관과 스토리를 한 단계 더 확장하고 새로운 모험의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만 새롭게 추가된 일부 성장 시스템은 이러한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이야기

Dragon’s Dogma 2 본편의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Dark Arisen 2의 이야기는 첫 번째 작품의 핵심적인 테마를 다시 가져오면서도 단순한 재탕에 머물지는 않는다.

이번에도 또 다른 ‘각성자(Arisen)’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등장한다. 원래라면 존재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에, 주인공은 곧바로 그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그 여정은 북쪽에 위치한 얼어붙은 산악 지역 **노르간(Norgan)**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국경에 자리한 하나의 정착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버려진 땅에 가깝다. 하지만 얼음 아래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확장팩의 스토리 진행 방식 역시 본편과 상당히 비슷하다. 중요한 사건이 작은 의뢰나 각종 돌발 상황에 의해 잠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다만 본편과 달리 ‘내가 도와줄 테니 너도 나를 도와줘’ 식의 퀘스트 대부분이 사이드 스토리로 분리되어 있어 흐름이 크게 끊긴다는 느낌은 덜하다.

약 20시간 정도 이어지는 메인 퀘스트는 전체적으로 준수하다. 서사적으로 아주 세밀하거나 혁신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묵직하고 음울한 분위기와 강렬한 장면, 그리고 흥미로운 세계관 설정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다.

특히 운명을 타고난 영웅이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혹은 정말 자신의 선택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는지를 다루는 주제는 상당히 직접적이다. 후반부에는 같은 메시지를 지나치게 반복하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적어도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자체는 분명하게 각인된다.

얼어붙은 땅, 노르간

메인 스토리 외에도 노르간 곳곳에는 수많은 서브 퀘스트가 존재한다. 현실의 운명을 구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소소한 부탁도 상당히 많다.

그중에는 꽤 인상적인 퀘스트도 있다. 예를 들어 마을 지도자의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갈 만큼 용감하고 강인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볼거리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이드 퀘스트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쓰러뜨리기 위한 구실에 가깝다.

그럼에도 노르간 자체는 탐험하는 재미가 상당히 뛰어나다.

노르간은 Dragon’s Dogma 2의 다른 지역에 비하면 지도상의 면적이 작은 편이다. 하지만 부족한 면적을 압도적인 수직 구조로 보완한다.

뾰족한 빙벽과 산 정상에서 시작해 지하 깊숙한 곳까지 이어지는 동굴과 지하 공간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처음에는 바위와 절벽을 오르내리는 과정이 상당히 위험하고 부담스럽지만, 곳곳에 배치된 등반용 갈고리를 이용하면 높은 곳과 낮은 곳을 훨씬 편하게 오갈 수 있다.

무엇보다 던전과 동굴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막혀 있는 것처럼 보였던 길이 다른 곳에서 출구로 이어지거나, 새로운 문을 열어 이전 지역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지름길을 만들어준다.

덕분에 Dark Arisen 2의 탐험은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젤다의 전설이나 메트로이드를 연상시키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런 구조에 더해 맵 곳곳에 포트크리스탈이 풍부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도 이동의 부담을 크게 줄인다. 노르간에는 본편의 베르문드와 바탈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포트크리스탈이 존재한다.

물론 ‘편해졌다’는 것이 반드시 ‘쉬워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노르간에 포트크리스탈이 많은 것은 단순한 편의성 때문이 아니다. 이 혹독한 환경에서는 우차가 오래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강한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눈보라가 시야를 완전히 가리는 화이트아웃으로 변한다. 적절한 방한 장비를 갖추지 않았거나 새로운 소모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한정된 시간 동안 지속되는 한기 효과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다행히 방한 아이템과 관련 소모품은 비교적 자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않았다. 하지만 미니맵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실제 시야까지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눈보라가 몰아칠 때는 억지로 이동하기보다는 캠프에서 잠시 기다리는 것이 훨씬 현명했다.

눈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세계

노르간의 무너져가는 성과 눈으로 뒤덮인 절벽은 베르문드의 완만한 언덕이나 울창한 오지, 바탈의 거친 사막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노르간이 단순한 설원으로만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눈더미 사이를 헤매던 중 갑자기 썩어가는 독성 늪을 발견했을 때는 상당히 놀랐다. 모든 것이 죽어 있거나 차라리 죽어버리기를 바라는 듯한 분위기라 노르간의 전체적인 테마와도 묘하게 어울린다.

여기에 산맥 깊은 곳에 자리한 수정 동굴까지 더해지면서, 노르간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장비 시스템은 아쉽다

눈 속에서 가장 많이 발견하게 되는 것은 새로운 장비 유형인 Spoils다.

처음에는 긴 무기나 아이기스 같은 일반적인 형태로만 보이지만, 새로운 NPC에게 감정을 의뢰하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로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장비가 무엇일지 운에 맡겨야 하는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이미 Dragon’s Dogma 2에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잡동사니가 많았고, 그중 상당수를 무시하며 플레이해야 했는데, Spoils 시스템은 오히려 장비에 대한 애착을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단순히 능력치만 보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장비에는 특수한 속성이 붙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패시브 능력을 얻거나 특정 무기 스킬을 강화할 수도 있다.

문제는 어떤 장비도 오랫동안 주력 장비로 사용할 만큼 강한 애착을 갖게 만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험치가 워낙 많이 들어오면서 레벨이 순식간에 상승한다. 100레벨 중반에 도달한 뒤 조금씩 더 강해지기 위해 장비를 반복해서 파밍하는 구조가 엔드게임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복권을 긁어서 조금 더 강한 장비를 얻는’ 성장 루프는 나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각성자 역시 이런 끝없는 장비 파밍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을 것 같다.

새로운 스킬과 직업 시스템

노르간의 능선과 툰드라 곳곳에는 오벨리스크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 모든 직업의 새로운 스킬과 능력을 배울 수 있다.

각 오벨리스크에는 여러 단계의 기술이 준비되어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즉시 리프트 포인트를 사용해 구매할 수 있지만, 이후 단계의 기술을 해금하려면 Offering Flame이 필요하다.

이 재료는 Dark Arisen 2의 또 다른 핵심 콘텐츠인 12개의 Lost Rites 던전을 공략해 얻을 수 있다. 이 던전들은 베르문드와 바탈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반복해서 도전할 수 있다.

새로운 스킬 자체는 대부분 반가운 추가 요소다. 특히 마법 계열 직업에 추가된 강력한 주문은 꽤 만족스럽다.

다만 일부 스킬을 제외하면 직업 간 밸런스나 플레이 방식 자체를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트릭스터는 이제 훨씬 능동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향을 통해 만들어낸 분신을 활용해 적을 빙의시키고, 그 적이 자신의 동료를 공격하게 만드는 등 새로운 활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이 있다면 이번에 추가된 스킬만으로 기존의 직업 평가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Lost Rites 던전

Lost Rites 던전은 짧은 몬스터 전투 중심의 도전부터 위험한 지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는 대규모 던전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던전은 특정 기믹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입장하기 위해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각성자가 아처 또는 매직 아처여야 입장할 수 있고, 방 곳곳에 배치된 공격 가능한 지지대를 무너뜨려 지형을 적에게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던전은 상당히 독특했다.

아직 모든 던전을 완료하지는 못했다. 일부 던전은 원작 스토리의 마지막 장에 들어가야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플레이한 던전 가운데 특별히 압도적인 난이도를 보여준 곳은 없었다. 특히 노르간에서 먼저 장비와 경험치를 충분히 확보하고 나면 캐릭터의 전투력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도 새로운 반복 등장 보스인 거대한 눈알 형태의 몬스터는 꽤 재미있는 전투를 선사한다.

기괴하고 강력한 새로운 몬스터

노르간에는 초반부터 상당히 위협적인 신규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일부는 과거에 등장했던 적을 강화한 형태다. 예를 들어 야만적인 베오칸은 사실상 더 거대하고 강력해진 도적에 가깝다.

반면 완전히 새로운 적들도 있다.

바포메트와 비슷한 외형을 가진 하급 악마는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물리 공격에 속성 효과까지 부여한다. 상대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고 긴장감도 높다.

특히 거대한 예티형 몬스터는 인상적이다. 몸 전체를 가로지를 정도로 커다란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모습은 시리즈에서도 손꼽힐 만큼 기괴하고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툰드라 곳곳에 숨어 있는 이런 기괴한 몬스터들을 찾아내는 과정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총평

Dragon’s Dogma 2: Dark Arisen의 방대한 신규 콘텐츠는 현대 게임의 반복적인 라이브 서비스 업데이트에 지친 플레이어에게 꽤 신선한 해답이 되어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눈밭을 수십 시간 동안 헤매며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다 보면, 한때는 하나의 게임에 풍성한 콘텐츠를 가득 담은 대형 확장팩이 꾸준히 출시되던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특히 14년 전의 원작과 정신적으로 깊게 연결되어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구성은 더욱 잘 어울린다.

물론 완벽한 확장팩은 아니다.

후반부 캠페인은 지나치게 반복적인 임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새로운 Spoils 시스템은 엔드게임 장비 파밍을 오히려 생명력 없는 반복 작업처럼 만들어버린다. 얼어붙은 황무지에서 장비를 찾는 것보다도 더 차갑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여정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새롭게 등장한 흥미로운 캐릭터들, 개성 넘치면서도 잔혹한 몬스터들, 그리고 오래전 문명이 남긴 거대한 폐허를 탐험하는 경험은 여전히 강렬하다.

Dragon’s Dogma 2: Dark Arisen은 완벽하지 않지만,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야심찬 확장팩이다. 얼어붙은 노르간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이 세계가 가진 매력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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